양산을 든 여인 - 클로드 모네

흰옷을 입고 녹색 양산을 들고 언덕 위에 서 있는 젊은 여성과 그녀의 앞에 작게 묘사된 아이를 그린 이 작품은 화면 구석구석에까지 밝은 빛이 넘쳐나는 모네의 <우산을 든 여인-Woman with a Parasol-Madame Monet and her son>이라는 작품입니다. 모네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 그의 아내와 그들의 아들 장 모네를 담은 이 작품은 어느 바람 부는 여름, 1875년 아르장퇴유 들판을 산책하던 순간을 캔버스에 영원히 담아내게 됩니다.

 

 

클로드 모네-우산을 든 여인,1875,100 cmx81 cm (39 in x32 in),캔버스에 유채, 워싱턴 국립미술관

 

 

풍부한 색채와 빛

 

"우산을 든 여인 - 마담 모네와 그녀의 아들"은 그림 전체에 밝고 화려한 색채와 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먼저, 여인이 입은 흰 옷은 하늘의 빛을 더해, 하늘과 구름의 색조와 어우러져 배경과 조화로운 느낌을 줍니다. 특히 여인의 드레스는 바람에 흩날리며 공중에서 춤을 추는듯한 느낌을 연출합니다. 이러한 푸른빛을 띤 흰 옷은 그림 전체에 청량하고 색채의 풍부함을 더합니다.

 

한편, 여인의 손에 들려 있는 녹색 양산은 작품에서 빛과 그림자를 흩뿌리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양산은 그림 전체를 밝게 비추고, 풀밭과 하늘과 함께 어우러져 작품의 화려한 색채와 밝은 빛을 강조합니다. 이 양산은 여인의 자신감과 우아함을 나타내는 동시에 작품의 분위기와 조화를 높입니다.

 

나는 단지 내가 보는 대로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대로 그린다.- 클로드 모네

 

 

그림의 배경에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는데, 이곳에서도 밝은 빛과 풍부한 색채가 돋보입니다. 들판은 갖가지 생명과 색상으로 가득 차 있으며, 모네는 풀밭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햇빛을 받아 빛나는 듯한 효과를 창출합니다. 이러한 들판은 작품의 주인공인 여인과 그녀의 아들을 둘러싸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합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점은 옷의 흰색은 하늘의 구름 색과 같고 스카프의 파란색은 하늘의 파란색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배경과 피사체를 같은 계통의 색으로 그리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자칫하면 주요 피사체가 배경 속으로 녹아들어 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배경과 피사체의 분리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모네가 몰랐을 리가 없었겠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판단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림에 묘사된 여인의 모든 윤곽선이 모두 선명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모습은 배경보다 훨씬 앞으로 나와있고 크고 뚜렷하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돌이라도 빛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클로드 모네

 

또한 화면의 아래쪽 1/3 정도를 차지하는 풀밭은 다양한 작은 섬세한 터치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터치들은 빨강, 노랑, 주황, 파랑, 녹색과 같은 여러 가지 색상으로 풀잎 하나하나를 아주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런 터치들을 보면 마치 햇빛이 일곱 가지 다른 색으로 분해되어 풀밭 위로 흩뿌려진 듯한 느낌을 줍니다. 여인의 앞으로 뻗은 그림자 부분은 풀밭의 강렬한 빨간색과 녹색이 서로 어우러져 있습니다. 모네는 그림자조차도 빛의 효과로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이 작품을 감상할 때, 마치 모네가 그림을 그렸던 곳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빛과 공기만큼이나 풀밭을 스쳐오는 바람의 상쾌한 감촉이나 여름 낮에 실어오는 상쾌한 향기까지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우리는 마치 프랑스의 들판에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이 작품을 감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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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밖으로 나가다

 

"우산을 든 여인 - 마담 모네와 그녀의 아들"은 그림의 생생한 현실감을 그림의 실제 제작 과정에서 비롯합니다. 이 작품은 모네가 실제로 야외에서, 즉 들판에서 그림을 그린 결과물로, 그림의 현실성과 감성을 더욱 부각합니다.

 

19세기 중엽에는 대다수의 화가들이 작품을 아틀리에에서 그렸습니다. 하지만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시도였습니다. 모네는 이 작품에서 실제 들판으로 나가 이젤을 세웠고, 이곳에서 그림을 그려냈습니다. 이것은 당시에는 매우 드문 일이었으며, 이를 통해 작품에는 자연의 빛과 공기, 풀밭에서 풍겨오는 상쾌한 향기까지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베껴야 한다면 가장 위대한 것을 베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자연이다.-클로드 모네

 

그림 속 여인과 아이의 자세, 그리고 주변 환경은 현장에서 실제로 관찰하고 표현한 결과물입니다. 여인의 드레스와 양산, 아이의 자세와 표정, 들판의 풍경은 모두 모네가 실제로 눈앞에서 본 것을 그린 것으로, 이것이 작품에 생동감과 현실감을 부여합니다.

 

그런 까닭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순간, 우리는 마치 모네와 함께 들판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작품을 통해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현실적으로 경험하고, 작가의 열정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공유합니다. 이러한 현장에서의 제작 과정은 작품의 생생한 느낌과 현실성을 강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실주의를 표방했던 쿠르베도 그의 작품 <화가의 아틀리에>에서 볼 수 있듯이 장면을 자신의 기억에 의존하여 캔버스에 담았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오늘날의 튜브에 든 물감 같은 편리한 용품이 없었기에, 만약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려면 물감 덩어리와 그것을 녹일 수많은 그릇들을 준비해 가야 한다는 고통스럽고 번거로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색채는 나의 적이 아니라 나의 도구다 - 클로드 모네

 

 

19세기 중엽 존 고프 랜드라는 미국 화가가 물감 튜브를 발명했다고 전해집니다. 만약 이 물감 튜브가 없었다면 인상주의는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 말하는 사학자 들고 있다고 하지만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이미 1830년대 바르비종파화가들의 새 대부 터 있었던 미술사의 큰 욕구나 욕망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휴대용 물감이 발명된 것은 그때까지 매우 어려웠던 일을 쉽고 편리하게 만들어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바르비종파란 자연주의 지향하는 예술가 그룹으로 이명칭은 1830년 경부터 그들이 살던 파리 교외의 작은 마을 바르비종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다만 물감튜브의 발명 덕분에 1870년대 활동했던 젊은 위대한 화가들은 마음대로 야외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고, 회화의 크나 큰 발전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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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이 작품은 빛과 그림자의 조화를 통해 그림 전체에 생동감과 아름다움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여인의 모습은 태양빛을 받고 있는데, 이 빛은 화면상의 여러 요소들과 상호작용하며 독특한 효과를 창출합니다. 그림자 부분은 빨강과 녹색이 강렬하게 어우러져 있어, 여인의 모습이 그림 전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동시에 환상적인 효과를 불러옵니다. 이 두 색상은 서로 겹쳐져 있지만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작품의 주요 요소인 여인과 그림자를 화려하게 강조합니다.

 

양산을 든 여인의 다른 버전들

 

작품 전체는 빛의 처리를 통해 현실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표현됩니다. 여인의 모습은 햇빛을 받아 선명하게 나타나면서도, 배경의 들판과 함께 그림 전체가 밝은 빛에 물들어 있습니다. 이것은 모네가 작품의 주요 주제인 여인과 그림자를 강렬하게 부각하며, 그림 전체의 생생함과 현실성을 강조하는 모네의 독특한 표현 기법입니다.

 

빛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리고 대기와 사물의 아름다움을 매 순간 변화시킨다 - 클로드 모네

 

작품을 감상하면 마치 모네와 함께 프랑스 들판에 서 있는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묘사되어있지 않지만 현실을 초월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의 아내 그리고 아들과의 따스했던 여름날의 한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나는 매일 새로운 것을 그립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기도 하죠.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까지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_클로드 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