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파두르 부인의 초상-프랑수아 부셰

<퐁바두르 부인의 초상화>는 18세기 프랑스 로코코 스타일을 대표하는 프랑수아 부셰의 작품입니다. 퐁파두르 후작 부인은 프랑스 루이 15세의 정부이자 정치적 파트너로, 로코코 미술 최고의 건축과 회화들을 후원했던 당대 최고의 셀럽이자 인플루언서였습니다. 부셰는 지성과 권력을 두루 갖춘 이 여인의 매력을 화려하고 정교한 터치로 섬세하게 담아냈습니다.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프랑수아 부셰(201x157cm),캔버스에 유채,1756,독일 뮌헨 알테 피나코테크  미술관

 

마담 퐁파두르 

파리의 유력한 부르주아의 딸로 태어난 잔 앙투아네트 포아송(Jeanne Antoinette Poisson), 후에 퐁파두르 부인(Madame de Pompadour)은 1745년부터 1764년 그녀가 43세, 결핵으로 이른 나이에 죽기 전까지 프랑스 루이 15세의 정부(情婦, Maîtresse-en-titre, 아내가 아니면서, 정을 두고 깊이 사귀는 여자)였습니다.

 

이미 자신의 스승의 조카와 결혼한 한 몸이었던 퐁파두르 부인은 루이 15세가 숲으로 사냥을 나갔던 날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왕의 이동 동선에 맞춰 차를 직접 모는 등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후 왕태자의 결혼을 기념하는 가면무도회에서 퐁파두르 부인을 만난 루이 15세는 그녀의 미모에 반해 그녀의 남편, 샤를 기욤 르노르망 데투왈을 법적으로 결별시키고 베르사유 궁에 들이면서 '후작부인'이란 칭호를 내립니다. 

그녀는 가면 무도회에 사냥꾼 다이애나(신화 속 인물)로 변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왕의 애인, 즉 정부라는 것은 그 시절 프랑스 왕비인 마리 레슈친스카(Queen Marie Leszczyńska)보다 퐁파두르 부인이 프랑스 왕실에서 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의미합니다.

 

당시 부르봉 왕조에는 왕의 애첩 중 한 명에게 공식적으로 직함을 부여하는 특별한 제도가 있었는데, 왕의 공식 애첩, 정부가 되면 왕실에서 급료와 연금이 지급되었고 왕의 곁에서 건강과 기분을 살피는 등의 애첩의 역할과 예술과 문화 관련 업무 그리고 외교 사절단 접견 등 비서실장 노릇도 해야하는 쉽지 않은 자리였습니다.

 

 

"천사를 위해 악마의 세계도 용인할 수 있습니다"
-퐁파두르 부인-

 

마리 레슈친스키 왕비의 초상

 

1709년 폴란드 왕국의 스타니스와프 레슈친스키 국왕은 스웨덴의 침략을 받고 왕궁에서 쫓겨나 프랑스로 망명을 오게 됩니다. 몰락한 폴란드 왕실의 공주였던 마리 레슈친스카는 16살의 나이로 루이 15세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녀는 평생을 조용하고 상냥하였으며 순종적이었다고 전해지는데 매년 1명씩 총 9명의 자녀를 출산합니다. 

프랑스 루이 15세는 이렇게 순종적인 아내를 두고 훗날 퐁바두르 후작 부인, 뒤바리 백작 부인 등 여러 명의 정부를 두게 되는데 9번째 자녀를 출산한 뒤로는 일생동안 형식적인 말 몇 마디 외 사적인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전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 왕비는 불평불만 없이 왕실의 생활을 성실하게 이어나갔고 여가 시간에는 소박하게 친구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는 조용한 삶을 이어가다가 65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합니다. 

 

퐁파두르 부인은 자신의 위치와 권력을 이용하여 프랑스 정치 대소사를 좌지우지하는 인물이었고 왕의 금고에 대한 접근도 자유로웠던 그녀는 생애동안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 보석 조각가 자크 과이, 세브르에 도자기 공장 등 수많은 예술가와 장인들을 후원하여 로코코 양식을 프랑스 예술과 건축 그리고 장식예술의 정점으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중에는 이 작품의 화가 프랑수아 부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랑수아 부셰의 초상

 

지성과 미모로 왕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던 그녀는 18세기 프랑스의 아이콘과 같은 인물이었지만 평민 출신인 데다가 이를 시기하는 무리들이 많았던 탓에 '생선 스튜(poissonades, 그녀의 가문 이름이 프랑스어로 '생선'을 의미하는 푸아송(poisson)이기 때문에)라는 별명이 붙는 등 항상 좋지 못한 소문에 시달렸습니다.

 

이에 퐁파두르 부인은 자신의 품위를 지키는데 늘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요. 그녀의 예술적 안목은 특별했고, 그녀만의 독특한 스타일은 당시 프랑스 귀족 사회의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 갑니다.

 

그녀가 개발했다고 알려진 '퐁파두르 핑크'와 당시 귀족들에게 널리 유행했던 풍성하게 머리를 쌓아 올린 '퐁타주'형태가 아닌 단정하게 빗어 넘겨 올린 '풍파두르형' 헤어스타일은 당시 귀족 사회의 유행을 이끌어가는 최고의 인플루언서로 만들어줍니다. 

 

"여성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는 와인은 오직 샴페인이다"
"샴페인은 마신 후에도 여성이 여전히 아름다운 유일한 음료입니다"
-퐁바두르 부인

 

퐁파두르 부인과 샴페인 '모엣 샹동'의 이야기는 그녀의 화려한 라이프 스타일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모엣 샹동(Moët & Chandon)은 1743년에 설립된 이래로 프랑스 왕실과 귀족들에게 샴페인을 매년 120병씩 꾸준히 공급해 왔습니다.

 

퐁바두르 부인은 모엣 샹동을 특별히 선호했다고 전해지는데 주문서 한 장에 자신의 여름 별장에 샴페인 200병을 주문한 기록이 존재합니다. 게다가 퐁바두르 부인의 가슴 모양을 본 따 만들어졌다는 '퐁파두르 샴페인잔'은 그녀가 얼마나 이 샴페인을 즐겨마셨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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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석

 

프랑수아 부셰(1703~1770)가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을 그려냈을 때는 그녀가 총리의 역할을 수행할 만큼 프랑스 왕실에서의 영향력과 당시 활동하던 수많은 예술가들에 대한 후원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였습니다.

 

핑크색 리본과 장미로 장식된 패션의 녹색 실크 드레스, 로브 아 라 프랑세즈(18세기 중반 프랑스에 유행하던 드레스. 앞트임 형식의 중앙에서 장식적인 가슴 바대와 언더스커트가 특징)를 몸을 비스듬히 누인 그녀 주변에는 그녀가 그간 행해왔던 예술적 후원의 상징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퐁파두르 부인의 오른쪽 탁자에 보이는 깃털 펜은 그녀가 드니 디드로 (Diderot), 볼테르(Voltaire) 계몽 시대의 다른 철학자들을 후원했음을 나타내며 그녀가 손에 든 책은 그녀의 개인 도서관에 총 3,525권의 책을 소장했을 만큼의 독서와 학습에 대한 열의, 그리고 지성미를 상징합니다.

 

왼쪽 하단의 건축 도면은 그녀가 후원한 건축가 앙제 자크 가브리엘(Ange-Jacques Gabriel)이 설계한 베르사유 궁전의 별궁중 하나인 쁘띠 트리아농(Petit Trianon)을 상징합니다. 그녀는 로코코 스타일의 멋진 집을 디자인하고 장식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퐁파두르 부인의 발아래에 앉아 있는 킹 찰스 스패니얼(King Charles Spaniel) 강아지는 그녀의 애완견 미미(Mimi)입니다. 강아지는 그녀의 주인이 루이 15세에 대한 충성심을 상징합니다. 미미 옆에 놓인 두 송이의 핑크색 장미는 다시 한번 자신과 루이 15세를 상징합니다. 한송이는 루이 15세, 다른 한 송이는 바로 자신, 퐁파두르 부인입니다. 

 

퐁파두르 부인은 매력적인 여성이자 예술 후원자였고 프랑수아 부셰는 그녀의 우아함과 지적인 매력을 담아냈습니다. 

 

"매일, 나는 내가 발견한 것보다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습니다." -퐁파두르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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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코 미술

 

로코코 미술은 1723년부터 1774년까지, 루이 15세가 프랑스를 통치하던 시기에 파리에서 성행한 미술 사조입니다. 이 스타일은 1760년경 프랑스에서는 이미 구식이 되었지만,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중부 유럽에서는 18세기말까지 사치스러운 궁전이나 교회를 장식하는 데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로코코'라는 용어는 원래 '로카이유, rocaille'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는 석굴이나 분수를 장식하는 데 사용되는 조약돌이나 조개 장식을 의미하며, 주로 실내 장식에서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바로크 양식이 남성적이고 장중하고 연극적이라면, 코로코 양식은 여성적이고 화려하며 장식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코코 양식의 예시

 

로코코 양식은 그 자체로 장식적인 예술로, 곡선적이고 우아한 장식품들이 진열된 공간에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이러한 저택의 바닥은 나무판 위에 복잡하고 섬세한 문양들을 상감하였고, 가구들은 주로 곡선형으로, 고급 소파천을 덧씌우거나 값비싼 상아와 귀금속으로 장식하였습니다. 옷, 은제 식기, 도자기 등도 꽃무늬, 조가비, 나뭇잎과 같은 소용돌이 형태의 무늬를 주로 사용하였습니다.

 

심지어 마차까지도 직선이 아닌 소용돌이 장식이 달린 곡선으로 디자인되었는데, 말에는 깃털과 보석으로 장식한 마구를 달았습니다. 로코코 예술은 확실히 장식적이었지만, 당시의 무능하고 사치스러웠던 귀족 계급만큼이나 비실용적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로코코 미술은 루이 15세의 통치 기간 동안 파리에서 활발하게 성행하였고, 중부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도 18세기 말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렸습니다. 이 스타일은 그 자체로서의 장식적인 예술로, 곡선적이고 우아한 장식품들이 공간을 채우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