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의 가장자리는 자석같은 힘이 있다.

구도는 시각적 스토리텔링의 근간이며, 장면이 어떻게 구축되고 관객과 어떻게 소통할지를 결정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프레임 가장자리(Edge of frame)에 관해 중요한 개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경우에 무시되는 이 프레임 가장자리는 이미지의 경계일 뿐만이 아니라, 관람자가 이미지를 인식하고 경험하는 길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프레임의 가장자리는 자석과 같다

 

이는 본질적으로 프레임의 가장자리가 그 안에 있는 요소들에 미치는 보이지 않는 힘을 말합니다. 이 개념은 이미지의 경계가 관람자가 이미지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프레임의 가장자리는 자석처럼 우리의 주의를 끌고 가까이에 배치된 요소들에 무게를 더합니다. 그것들은 시각적 공간의 끝이 아니라 이미지가 표현해 내는 공간의 구성에 있어서 아래의 이미지와 같이 적극적인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 화면의 모서리, 가장자리는 자성은 가까이에 위치한 물체를 끌어당기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화면의 정 가운데 부분은 가장자리로부터 발생하는 자력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가장 안정된 위치가 됩니다. 

 

또한 피사체를 화면 가운데 가득 채우게 된다면 가장자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더 팽창해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Fill the frame', 화면을 가득 채우는 기법은 주제를 강조하기에 아주 유리한 방식입니다. 다만 이때 적절한 공간, 즉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적절히 배분하여 달라붙는 듯한 느낌을 상쇄하고 자연스럽고 안정감 있는 구도가 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빈 프레임을 보는 눈의 반응

 

이미지의 근간은 바로 사진 프레임입니다. 위 이미지에서 화살표는 이미지 가장자리가 작용하는 자석 같은 힘을 나타냅니다. 비록 빈 프레임일지라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반응 패턴 중 하나는, 눈은 중앙에서 시작하여 위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면서 다시 아래로, 오른쪽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주변 시야를 통해 모서리를 인식하게 됩니다. 

 

 

 

사진과 영화에서, 이 자력 효과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관찰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제가 프레임의 가장자리에 배치될 때,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관람자는 주제가 프레임 밖으로 이동할지, 가장자리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객체가 가장자리에 가까이 배치되면 중앙에 배치될 때보다 더 많은 주의를 끌어 시각적 무게를 더하게 됩니다.

 

또한, 가장자리 자력은 요소들이 어디에 배치되었는지뿐만 아니라 움직임과 방향에 관한 것입니다. 가장자리는 움직이는 주제에 대한 궤적을 표현하거나 특정한 경로로 관람자의 눈을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스토리텔링에서 아주 중요한데, 움직임의 방향이 미래의 행동이나 과거의 사건을 암시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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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균형 생성

 

프레임 가장자리 근처에 요소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것은 시각적 구성에서 긴장과 균형을 만드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이 긴장은 관람자가 움직임이나 변화를 예상하는 자연스러운 경향에서 비롯되며, 특히 주제가 프레임의 경계에 가까이 위치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주제가 가장자리에 가까이 배치될 때 불안감이나 기대감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관람자가 의식적으로 주제가 프레임을 벗어날 수도 있고, 프레임 경계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긴장은 이미지에 감정적 깊이와 흥미를 더하는 역동적 요소입니다.

 

가장자리는 구성에서 균형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한쪽 가장자리에 주제를 배치하고 반대편에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남기면, 사진가와 영화 제작자는 시각적으로 균형 잡히고 미적으로 만족스러운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기법은 주제와 주변 공간 사이의 상호 작용이 중요한 풍경이나 초상화에서 특히 효과적입니다.

 

인물과 프레임의 가장자리 사이에 적당한 여백이 필요합니다. 머리 위의 공간 헤드룸(head room), 발아래 공간(foot room) 등 적절한 여백, 네거티브 스페이스의 배분이 필요합니다. 만약 충분한 헤드룸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미지 내 피사체의 머리가 마치 짓눌리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반면 헤드룸 공간이 지나치게 넓다면 다소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 경우에 따라서 의도적으로 헤드룸 좁게 가져가 화면 상단 가장자리의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도 있습니다. (예사: 익스트림 클로즈업, Extreme close-up shot)

 

또한 일부 구성에서는 가장자리가 이미지의 특정 요소에 무게를 주는 앵커, 다시 말해 중심점 혹은 고정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쪽 프레임이 다른 쪽보다 더 무겁게 (시각적으로 밀도가 높게) 보일 때 유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자리는 이 무게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어 구성의 조화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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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 그리고 초점의 암시

 

가장자리는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 관람자의 초점을 지시하고 프레임 내에서 움직임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1. 관람자의 시선 안내하기: 가장자리 근처에 선이나 방향성 요소를 배치함으로써, 예술가는 관람자의 시선을 이미지를 통해 안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레임 가장자리에서 시작하여 안쪽으로 휘어지는 도로나 강은 관람자의 시선을 장면으로 끌어들여 깊이와 원근감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2. 움직임 제안하기: 가장자리 근처에 주제를 배치하면 움직임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자리 쪽을 바라보거나 움직이는 사람은 프레임 밖으로의 움직임을 암시하여 이미지에 역동적인 분위기를 더합니다. 반대로, 프레임 밖으로 향하는 피사체는 고독함과 외로움의 정서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3. 주의 집중시키기: 가장자리는 중심 주제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가장자리 근처에 요소들로 주제를 프레이밍함으로써, 사진가는 관람자의 시선을 내부의 주요 관심점으로 끌어들이는 자연스러운 프레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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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에 미치는 가장자리 배치의 영향

 

시각적 구성에서 가장자리 배치는 이미지의 전반적인 영향력과 효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요소들이 프레임의 경계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은 관람자의 장면 인식과 해석을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가장자리 역동성은 스토리텔링을 강화합니다. 가장자리 근처에 주제나 요소를 배치하면 이미지의 서사적 힘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자리 근처에 배치된 캐릭터가 바깥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것은 사색, 갈망 또는 고독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장자리에 배치된 객체는 그 중요성이나 임박한 행동을 나타내어 이야기에 층을 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래의 이미지와 같이 삼분할 구도의 교차점을 더 벗어난 위치에 피사체를 배치하여 경관의 규모를 강조하는데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시각적 관심과 강조 생성이 가능합니다. 가장자리 배치는 초점을 만들고 시각적 관심을 더할 수 있습니다. 가장자리에 가까운 주제는 중앙에 배치될 때보다 더 돋보이며, 관람자의 주의를 끌고 구성을 더 역동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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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게리 위노그랜드의 작품은 오른쪽 프레임 가까이에 위치한 사람의 손과 왼쪽 프레임에서 이미지 전체를 가로질러 들어오는 코끼리의 코가 만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프레임 가장자리는 코끼리와 인간의 거의 대부분의 형태를 잘라내어 실제 누가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차단함으로써 작가가 전달하기 원했던 주제, 스토리텔링을 강화한 훌륭한 예시입니다.

 

ⒸThe Estate of Garry Winogrand, courtesy Fraenkel Gallery, San Francisco

 

이렇듯 프레임의 가장자리는 관람자를 참여시키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관람자는 종종 보이는 경계, 프레임을 넘어서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전략적으로 가장자리 근처에 요소들을 배치함으로써, 장면에 보이는 것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연속성의 느낌을 만들어, 관람자로 하여금 프레임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게 하고 이야기에 더 깊이 빠져하게 합니다. 게슈탈트의 폐쇄성(closure)의 원리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대목입니다.

 

2024.01.09 - [예술 일반/Visual language] - 차이가닉(자이가르닉) 효과- 불완전한 것이 더 매력적이다

차이가닉(자이가르닉) 효과- 불완전한 것이 더 매력적이다

 

 

관람자의 상상력 자극이 핵심입니다. 프레임의 가장자리와 교차하는 요소들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람자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스토리텔링에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으며,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만큼이나 아니 때론 더욱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풍경 사진으로 사진을 시작한 분들의 경우, 지나칠 정도로 눈앞에 허락된 장면의 전체의 세부 형태를 온전히 담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로는 'The less the better', '더 적을수록 더 좋다'라는 격언을 마음에 담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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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의 규칙과 가장자리의 활용

가장자리 자력은 기존의 구성 규칙과 효과적으로 결합되어 시각적으로 매력적이고 영향력 있는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의 가장자리가 이러한 규칙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함으로써 구도를 향상할 수 있습니다.

1. 삼분할 법칙과 가장자리: 프레임을 아홉 개의 동일한 부분으로 나누는 삼분할 법칙은 기본적인 구성 기법입니다. 이 선들의 교차점 근처에서 보다 가장자리에 가까운 곳에 주제를 배치하면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구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장자리의 자석 같은 힘은 긴장감과 흥미를 더해 이미지를 더욱 매혹적으로 만듭니다.
2. 리딩 라인과 가장자리: 리딩 라인은 관람자의 시선을 사진을 통해 안내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이 선들이 프레임의 가장자리에서 시작되거나 그쪽으로 향할 때, 이미지 내 깊이와 방향성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3. 네거티브 스페이스와 가장자리 균형: 프레임의 가장자리 근처에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활용하면 이미지의 균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주제와 넓은 부정 공간 사이의 상호 작용이 두드러지는 미니멀리즘 사진에서 특히 효과적입니다.
4. 프레이밍과 가장자리 상호작용: 자연적이거나 건축적 요소를 사용하여 프레임 안에 프레임을 만들면 주요 주제에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이 내부 프레임이 사진의 가장자리와 상호작용하면, 관람자의 시선을 주제로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구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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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프레임 가장자리에 배치한 요소들은 이미지에 생동감과 의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리지 못한 또 다른 활용법은 프레임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는 선들이 어떻게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는지, 또는 대각선으로 프레임을 가로지르며 이미지 안으로 시선을 이끄는 선들이 어떻게 시각적 무게를 갖는 주제로 관람자의 눈을 끌어당길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한국과 같이 동네마다 전신주가 즐비한 나라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더욱더 생각해 봄 직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