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조르주 쇠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프랑스 신인상파(Neo-Impressionism)를 대표하는 화가 조르주 쇠라가 그린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무수히 많은 점들로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인 점묘화법의 가장 유명한 예시 중 하나이며 신인상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작품입니다.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Georges Seurat - A Sunday Afternoon on the Island of La Grande Jatteⓒ wikipedia

 

이 작품은 약 81.7인치 x 121.3인치(207cm x 308cm) 크기의 작품입니다.  파리의 세느 강변, 그랑드 자트 섬의 평온한 풍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쇠라는 인물, 나무, 주변 요소의 배치를 세심하게 계획하고 배치하면서 구도를 구성했습니다.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에는 당시 유행하던 의상을 우아하게 차려입은 수많은 인물이 공원에서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조르주 쇠라는 다양한 사회 계층이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일부는 앉아서, 일부는 산책하고, 일부는 보트나 낚시를 하는 등)을 '점을 찍은 '그림에 담아냈습니다.

 

조르주 쇠라의 점묘화법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인접한 두 가지의 색은 멀리서 보면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것처럼  빛을 통한 색의 인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연구했습니다. 조금 더 쉽게 풀어보자면 순수한 색들을 혼합하지 않고 나란히 두게 되면 색상을 더 생동감 있는 표현이 가능하다고 믿었습니다.

어떤 한 색을 일정시간을 보게 되면 그 색상의 보색이 잔상으로 남게 되는데 이를 '망막의 지속성'이라 합니다. 우리는 빨간색을 오래 보면 후에 녹색의 잔상이 남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보색의 잔상 효과를 활용하기 위해 신인상주의 화가들은 작품에 강한 보색을 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림 속 사람들은 마치 고요함과 사색의 순간에 사로잡힌 듯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입니다. 조르주 쇠라는 무수히 많은 색의 작은 점들을 나열을 통해 보는 관람자들이 자신의 눈을 통해 색을 광학적으로 혼합하고 더 넓은 스펙트럼을 인식하도록 했습니다.

 

목욕하는 사람들, 1884 by Georges Seurat

 

점묘화 기법은 작품을 멀리서 관찰했을 때 더욱더 독특하고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색채 이론에 대한 조르주 쇠라의 노력과 빛과 색채가 지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그의 탐구정신을 보여줍니다. 이 그림은 색과 빛의 연구에 보다 과학적인 견지에서 접근하고자 했던 신 인상주의의 상징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조르주 쇠라ⓒ wikipedia

 

이해하기 힘들지만 조르주 쇠라는 1884~1886년 2년여간을 70점의 예비스케치를 통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약 350만 개의 점을 찍어서 이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인공지능 앱이 저에게 약 350만 개라고 이야기해 줬습니다)

 

조르주 쇠라 - 서커스, 1891. 캔버스에 유채. 파리 오르세 미술관

 

조르주 쇠라의 '분할주의(Divisionism), 색채주의 (chromoluminarism)'라고 불리던 그의 색상이론은 혁신적이었습니다. 당시의 색상에 관한 전통적인 인식을 벗어나 대비와 깊이를 만들기 위해 보색을 사용한 것은 이후에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의 영향력은 후에 나타난 신인상파, 입체파, 야수파 같은 사조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현재도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에게 영향을 받아서 점묘화법을 이용하여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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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이론

 

조르주 쇠라는 자신의 그림에 구도와 더불어 색채 표현에 대해서도 세심한 연구를 이어나갔습니다. 쇠라는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들린 화랑에서 들라크루아의 <탕헤르의 광신자들>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색채의 활용법, 특히 빨강과 녹색, 주황과 파랑 등 보색의 효과를 수첩에 남겨옵니다.

 

외젠 들라크루아-탕헤르의 광신도들,1826,캔버스에 유채,95.5cmX128.5cm(37.6inX50.6in) 미국 미니애폴리스 미술관

 

 

뿐만 아니라 여느 인상파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미셸 외젠 슈브뢸이나 오그던 루드 등의 광학 이론에도 심취하여 마치 과학자처럼 실험을 거듭하게 됩니다. 그 가운데 들라크루아와 인상파에 큰 영향을 준 슈브뢸은 <그랑자르트 섬의 일요일 오후> 제작 당시 백 살에서 2% 부족한 98세의 고령의 나이였습니다.

 

쇠라는 폴 시냐크와 함께 앉아서 쉬는 것도 힘든 슈브뢸을 찾아가 여러 가지 가르침을 받아옵니다. 그리고 '물체가 가진 색'에 관한 분석을 마치는데 다음의 다섯 가지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백색광에서 물체가 보여주는 색, 즉 물체의 고유색
2. 물체 위에 떨어지는 빛의 색, 즉 만약 햇빛이 비치고 있다면 따뜻한 노란색
3. 물체에 닿은 빛이 물체의 고유색에 의해 변화되어 생겨나는 색
4. 가까이 있는 다른 물체의 색에서 반사되어 나오는 빛의 색
5. 가까이 있는 다른 물체의 영향으로 느껴지는 색, 예를 들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물체는 파랑의 보색인 주황색을 띤다

우리가 사과는 빨간색이다, 즉 우리가 바깥 세계에서 보는 대상은 단 하나의 고유한 색만을 가진다 생각하기 쉽습니다. 쇠라는 그때그때의 상황이 주는 조건에 따라 위와 같이 다섯 종류의 색의 복잡한 조합을 가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다른 인상파 화가들이 이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모네나 르누아르와는 마치 본능적으로 자유분방하게 붓터치를 가져갔다면 조르주 쇠라는 빛의 반사가 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였고 그것을 마치 지금의 LED TV의 원리와 같이 일정한 크기의 '점'을 그리는 식으로 화면 전체에 균등하게 배분하였습니다.

 

이것을 쇠라 자신은 '색광주의(色光)'라고 이름을 불렀는데, 무수히 많은 점으로 이뤄진 그림을 본 당시 사람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점묘주의'라 부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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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묘화법이란? 

 

Deux stylistes Rue du Caire by Paul signac 1885-1886 조르주 쇠라ⓒ wikipedia

 

점묘화법( Pointillism)은 무수히 많은 작은 점들을 사용하여 작품을 구성하는 미술적 기법입니다. 이 기법은 19세기 후반에 개발되었으며, 신인상주의( Neo-Impressionism) 화가들에게서 그 특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점묘화법은 작가가 작은 점들을 사용하여 색상과 조명의 조합을 표현합니다. 작가는 분리된 점들을 단색 또는 조화로운 색상으로 채워 작품 전체를 구성합니다. 이 작은 점들은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관람자의 눈에서 광학적 혼합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합니다.

 

사람들은 내 그림에서 시를 본다지만, 아니다. 나는 내 방식을 적용할 뿐이다

-조르주 피에르 쇠라-

 

점묘화 작품을 멀리서 관찰하면 작은 점들이 시각적으로 혼합되어 다양한 색상과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점들의 색상이 인접한 점들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새로운 색상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시각적 혼합은 관람의 눈에 의해 완성되는 과정으로, 단색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색상의 다양성과 빛에 의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점묘화법은 색상과 빛과 그림자에 대한 정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작가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색상의 선택과 배치, 점들 사이의 간격 등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작품을 구성합니다. 작가에 따라서 점의 크기와 색상을 조절하여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합니다.

 

조르주 쇠라 - 화장을 하고 있는 젊은 여성, 1888 캔버스에 오일. 코톨드 미술 연구소

 

이 기법은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와 폴 시나크(Paul signac)를 비롯한 점묘화법의 주요 작가들에 의해 널리 사용되었으며, 신인상주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점묘화법은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색상의 조합과 빛과 그림자의 표현을 다양하게 탐구하고자 하는 작가들에게 여전히 인기 있는 기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