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심도와 포스터리제이션:하늘 사진에 줄무늬 계단이 보여요

하늘은 높고 푸르며 우리는 어제 보다 오늘 더 건강해지는 출사의 계절 가을입니다. 여느 때처럼 옷장에서 가장 예쁜 원피스 곱게 차려입고 가을 하늘 아래 두 팔 벌려 달려가기를 수차례 시도하며 오늘 하루 중에 가장 예쁜 나를 담아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사진을 열어보니 나는 언제나처럼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예쁘기만 해야 할 가을 하늘에 불쾌한 줄무늬가 보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사진을 찍다 보면 한 번쯤 겪게 되는 비극인 '포스터리제이션'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비트 심도(Bit depth)란 무엇인가요?

'8비트', '16비트' 여기서 말하는 '비트'는 비트 심도를 뜻하며, 이진수를 뜻하는 binary digits의 줄임말입니다. 이진수는 숫자 0과 1을 말하며, 디지털 세상의 모든 것이 0과 1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비트 심도는 이미지의 각 픽셀이 표현할 수 있는 색상 또는 농도의 수를 말합니다.

 

비트 심도에 따른 이미지의 변화

 

다시 말해 우리가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유튜브, 포털 뉴스 그리고 사진 모두 이진법의 숫자 0과 1이 연결되어 표현된 것입니다. 이제 사진의 비트를 다음의 예시로 알아보겠습니다. 

 

• 1 비트는 2¹, 즉 두 단계의 강도(또는 색상)를 나타내므로 1 비트 이미지는 흑과 백의 두 가지 색상의 이미지가 됩니다.
• 2비트는 2²로 4단계의 심도를 표현할 수 있고, 4비트는 2⁴로 16단계의 심도를 가집니다.

 

이것을 간단하게 도표를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픽셀 당 비트수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의 수	명칭
1	2	흑백
2	4	CGA
4	16	EGA
8	256	VGA
16	65,536	XGA, 하이 컬러
24	16,777,216	SVGA, 트루 컬러
32	16,777,216+투명도
48	281조

 

오늘날 대다수의 디지털 이미지는 8비트, 2⁸ 즉, 256단계의 농도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많은 분들이 사용하는 Raw파일은 16비트 이미지를 담을 수 있습니다. 이는 2 ¹⁶, 즉 약 65,000단계의 농도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트 심도가 증가하면 표현 가능한 농도의 범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다시 말해 이미지가 더 자연스러운 그라디언트와 섬세한 디테일을 가지게 되어 그러데이션에서의 부드러운 변화와 대비가 높은 영역에서도 명확한 디테일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비트 심도 ↑ =  디테일,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 ↑

 

높은 비트 심도는 노출이나 다른 설정에 미세한 오류가 있을 때도 이미지의 색상 정보를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데 큰 장점이 있습니다.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은 16비트 이미지뿐만 아니라 일부의 경우 32비트 이미지 작업까지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높은 비트 심도는 더 큰 파일 크기를 의미하므로, 저장 공간과 처리 속도를 생각한다면 본인의 컴퓨터 사양과 저장기기의 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비트 심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컬러사진과 흑백사진의 비트심도

 

비트 심도는 컬러 사진과 흑백 사진에서 다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 8 bit 흑백 사진: 2⁸으로 256 단계의 농도(명암) 표현
• 8 bit 컬러 사진: Red, Green, Blue 각각의 채널 모두 256 단계의 농도 표현

 

하늘의 줄무늬:포스터리제이션(Posterization)

포스터리제이션(포스터화)은 이미지의 색상을 표현하는 수, 즉 비트 심도가 감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표현할 수 있는 색상과 명암의 농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으로 이어지지 않고 색상의 변화가 명확하게 구분이 되어 마치 줄무늬처럼 윤곽선이 생기게 됩니다. 

 

풍경 사진 작가들에게는 대개의 경우 원하지 않는 결과지만 잡지에 게재할 이미지를 다루는 전문가들과 같이 특정상황에서 예술적 효과를 원하는 분들은 의도적으로 포스터리제이션 효과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포스터리제이션이라는 이름도 과거 인쇄소에서 대량으로 '포스터'를 찍어낼 때 흔히 보였던 현상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포스터리제이션의 발생원인

 

그림 b, 레벨 스트레칭으로 인한 포스터리제이션 발생

 

낮은 비트 심도가 사진에서 하늘 영역에 줄무늬가 생기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러나 그림 b와 같이 우리가 이미지를 보정할 때 과도하게 대비를 추가하는 상황(레벨 스트레칭)에서도 보게 됩니다.

 

히스토그램을 좌우로 늘리는 과정, 즉 레벨 스트레칭 과정에서 우리는 어두운 영역에서 밝은 영역까지 픽셀의 분포가 고르게 분산시키길 원하지만 비트 심도가 부족한 이미지는 표현 가능한 색상의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미지 각각의 밝기 단계에 필요한 색상이 부족하게 됩니다. 그림 b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히스토그램이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 같은 형상일 때 대비 추가가 과하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또한 Adobe RGB에서 sRGB로 변환하는 것과 같이 색공간이 변하거나 RAW에서 JPEG으로 포맷 변환 과정에서도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포스터리제이션은 일출 일몰의 사진에서 하늘에서처럼 그러데이션이 부드럽게 넘어가야 하는 영역에서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약

• 16비트 이미지는 8비트 이미지 보다 최대 256배 많은 표현 가능한 색상을 가집니다. 
• 8비트가 원본이라도 16비트로 변환하면 포스터리제이션이 사라질 수 도 있습니다.
• 일출, 일몰과 같이 DR(다이내믹 레인지)이 높은 장면은 포스터리제이션 발생 확률이 높습니다.
• 가능하면 Jpg보다 PNG를 활용하세요. PNG는 트루컬러를 지원하는 비손실 그래픽 파일 포맷입니다. 
• 'Surface Blur(표면 흐림 효과)' 필터를 이미지에 적용하면 그러데이션 영역에서 보이는 밴딩 현상을 줄여줍니다. Radius(반경) 50, Threshold(한계값) 150의 설정값이 무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