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초점거리(Hyperfocal Distance):사진을 가장 빠르고 선명하게 찍는 방법

오늘의 사진 이야기는 일회용 카메라가 공장에서 태어날 때부터 초점을 맞추고 나오는 방법인 과초점 거리(Hyperfocal Distance)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이를 활용하면 자신의 카메라와 렌즈가 특정 조리개 값에서 초점을 맞추는 찰나의 시간이 전부인 AF모드 보다 빠르게 초점이 맞는 범위가 가장 넓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디지털카메라들의 자동 초점 기술은 AI 기술과 결합하여 이전과는 확연이 다른 정확성과 신속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번 쓰고 버리게 되는 일회용 카메라는 우리가 별도로 초점을 맞추지 않고 조정할 수 있는 기회도 없이 출시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목차>

피사계 심도

과초점 거리

과초점 거리 산출 공식

과초점 거리 방식의 한계

결론

 

 

 

피사계 심도

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를 간단히 정의하자면 사진에서 초점이 맞는 범위를 말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초점을 맞춘 지점의 전후로 초점이 맞아 보이는 범위를 말합니다.

 

이론상으로 센서의 크기, 조리개 수치, 촬영 거리 그리고 초점거리에 따라 카메라 센서와 평행한 초점이 맞는 면은 단 하나의 평면(임계초점면, Plain of critical focus)으로 존재하지만, 사람의 인지 능력의 한계는 그 하나의 평면(임계초점면) 전후로 초점이 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임계초점면을 기준으로 앞(전방심도)과 뒤(후방심도)로 구분되어 초점이 맞았다는 판단이 허용 가능한 정도까지 피사계 심도의 범위가 결정됩니다. 

 

그림a, 피사계 심도와 착란원의 개념과 산출 공식

 

이제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카메라 입장에서 우리가 보는 장면은 연속된 평면의 집합입니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평면들에서부터 출발한 광원이 점점 모여서 원의 형태를 이루는데 그것들이 렌즈로 입사하여 렌즈 내부 구성 요소(구면 렌즈, 비구면 렌즈 등등)들을 통과하면서 점차적으로 원의 크기가 작아지게 됩니다.

 

다시 말해 임계초점면으로부터 시작된 원들이 카메라 센서에 상으로 맺힐 때 점의 형태로 도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임계초점면 뒤에서 출발한 점들은 센서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점에서 원의 형태로 커지게 되고, 반면 임계초점면 앞에서 출발한 점들은 미쳐 점의 형태로 전환되기 전에 도달하게 됩니다.

 

실제 점이 아닌, 즉 완벽하게 초점이 맞지 않는 원의 형태로 도달하는 영역, 그중에서도 인간의 인지능력으로 식별할 수 있는 크기보다 작다면 원이 아닌 점으로 인지할 것이고 그것을 (허용) 착란원(circle of confusion)이라 하고, 그 착란원들로 구성된 범위가 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입니다.

 

그림 a의 도식에서 확인 가능 하듯이 높은 F/stop(높은 조리개 수치)에서는 렌즈를 통과하는 광원의 기울기가 완만하여 낮은 F/stop(낮은 조리개 수치)에서 보다 많은 이미지 평면들이 원이지만 점으로 인식되는 형태(허용 착란원)로 센서에 도달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선명한 이미지를 얻게 됩니다.

 

 

 

 

과초점 거리

피사계 심도를 이해하셨다면 과초점 거리의 개념은 쉽게 이해가능합니다. 

그림 b, 빨간원이 초점, 피사계심도와 과초점거리의 개념

 

 

과초점 거리란 렌즈가 피사체를 무한대 영역까지 선명도를 유지하면서 촬영자가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촬영자가 특정지점(과초점 거리)에 초점을 맞췄을 때 초점 거리의 1/2 지점부터 무한대의 영역까지 초점이 맞는 거리를 말합니다. 초점을 과초점 거리에 두면 무한대에서부터 모든 피사체가 허용 가능한 선명도를 유지하게 됩니다. 

 

그림 c, 과초점 거리는 초점 거리의 1/2부터 무한대까지 초점이 맞는 거리이다

 

자세한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 b와 같이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가서 사진을 담는 상황을 가정하겠습니다. 촬영자가 강아지에게 초점을 맞추면 강아지(임계초점면) 앞뒤로 얕은 피사계심도가 형성되어 뒷 배경들은 흐리게 표현되지만 과초점 거리에 초점을 촬영자로부터 강아지가 포함된 가까운 영역(과초점 거리까지의 절반)부터 무한대 영역에 까지 초점이 맞게 됩니다. 

 

이와 같이 과초점 거리를 사용하면 전경부터 배경까지 모든 피사체가 선명한 범위를 가장 넓게 가져갈 수 있으며 셔터를 누를 때마다 별도의 초점 영역을 다시 지정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자동 초점(Auto focus) 보다 빠르게 촬영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의 렌즈나 카메라가 초점 기능에 관해 세밀함이 부족할 때 과초점 거리를 활용하면 어느 정도 개선의 여지가 있겠습니다. 

 

 

과초점 거리 산출 공식

다음의 공식을 이용하여 촬영 현장에서 계산하기란 대부분의 경우 불가능에 가까우니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가볍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과초점 거리의 산출공식

 

• H는 과초점 거리입니다.
• f는 렌즈의 초점 거리입니다 
• N는 조리개 값입니다 
• c는 허용 가능한 착란워의 크기. 풀프레임 카메라의 경우 일반적으로 0.03mm로 가정합니다.

 

과초점 거리=(초점 거리*초점 거리)/(F/stop*착란원)

 

이미지 센서는 착란원의 크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미지 센서 규격	프레임 사이즈	허용 가능한 착란원
1" sensor (Nikon 1, Sony RX10, Sony RX100)	8.8 mm × 13.2 mm	0.011 mm
Four Thirds System	13.5 mm × 18 mm	0.015 mm
APS-C	15.0 mm × 22.5 mm	0.018 mm
APS-C Canon	14.8 mm × 22.2 mm	0.018 mm
APS-C Nikon/Pentax/Sony	15.7 mm × 23.6 mm	0.020 mm
APS-H Canon	19.0 mm × 28.7 mm	0.023 mm
35 mm	24 mm × 36 mm	0.03mm

 

자신이 풀프레임 바디에 24mm 렌즈에 조리개를 F11로 설정하였다면 과초점 거리는 약 1.2m가 될 것입니다.

 

(24*24/0.03*11)+24=1747.27mm+24mm≒1.8M

 

따라서 과초점 거리인 1.8m에 초점을 맞춰서 촬영을 하게 되면 카메라로부터 약 90cm(1.8m의 절반) 떨어진 지점에서 무한대까지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과초점 거리 방식의 한계

과초점 거리 방식은 많은 경우에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이는 주로 높은 F/stop에서 효과적입니다. 낮은 조리개 값에서는 얕은 피사계 심도 때문에 크게 의미를 찾기 힘들게 됩니다. 또한 이 방식은 주로 광각 렌즈에서 힘을 발휘합니다. 망원 렌즈의 경우 전경과 배경을 동시에 선명하게 담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현장에서 과초점 거리를 계산하는 계산기나 App이 없다면 뷰파인더나 LCD 모니터를 보고 개인 주관에 따라 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허용 가능한 흐림'의 정도는 경험과 취향에 따라 차이가 존재합니다. 평소 자신이 즐겨 쓰는 렌즈라면 특정 조리개 값에서 과초점거리를 확인 후 활용하시는 것이 안전하겠습니다. 

 

다음의 링크에서 자신의 렌즈와 카메라에 맞는 과초점 거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photopills.com/calculators/hyperfocal-table

Hyperfocal Distance Table | PhotoPills

 

그리고 과초점 거리보다 더 넓은 범위의 선명한 이미지를 원하시는 분들은 포커스 스태킹(Focus stacking)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전경에서부터 배경까지 선명도를 유지한 이미지를 얻는데 더 좋은 방법입니다. 

 

 

 

결론

과초점 거리가 가지는 장점과 단점은 명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본인 판단 하에 활용 여부를 결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우리가 강아지나 아기와 같이 의사소통이 어려운 피사체를 마주할 때는 뷰파인더나 LCD 모니터에 의존하기보다는 피사체의 눈을 직접 마주 보며 촬영하는 것이 (과초점 거리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며, 원활한 촬영을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