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굴리기 같은 사진에서 벗어나기

카메라를 메고 집 밖을 나서고 오늘 어떤 사진을 담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는 문제다. 사진 취미는 많은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시작하지만 대개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촬영 기술과 재능을 탓하며 카메라를 손에서 놓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엄청난 시간과 공을 들여 소 뒷걸음질 치다가 개구리 잡듯이, 주사위를 굴려서 6이 나오길 바라듯이 일단 많은 양의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복권 당첨을 바라는 식의 접근법으로는 일관성 있는 결과물을 얻기 힘들 것이다.

 

 

나만의 시선을 키워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수 의견에 기대는 경향이 있다. 자신과 다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좋은 것이고 나쁘다고 하면 나쁜 줄 아는 것이다. 혹은 주변 경력이 오래되고 소위 '전문가'라 칭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무비판적으로 존중 또는 맹신하고 자신만의 시선과 재능을 찾는 일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많은 경우에 새롭고 독특한 아이디어들은 빛도 보지 못하고 사장되어버리고 만다. 다른 사람들의 길을 그저 뒤만 밟고 간다면 결코 좋은 사진가가 될 수 없다. 

 

좋은 사진가가 되려면 우선 마음이 단단해야 한다. 배짱이 있어야 한다. 아집으로 보일만큼의 고집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학습하고 습득하고 체화하여 자신만의 관점과 시선을 타인에게 설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프레임 속 장면에 압도되지 말자

 

대개 많은 사람들이 사진 속에 사람이 들어간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문제이기도 하다. 자신의 금쪽같은 딸아이가 아장아장 걷는 모습, 사랑하는 연인이 웃는 모습을 뷰파이더를 통해 접할 때 우리는 너무도 쉽게 압도되어 버린다. 다시 말해 쉽게 흥분하여 기술적인 부분을 간과하고 결과물을 예상하고 찍는 것이 아니라 그저 눈앞의 피사체를 따라다니면서 셔터만 연신 눌러대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시선의 발전

 

이정표 설정

앞서 살펴본 상황과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장면을 보는 눈을 기르고 구체화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사진의 구도 혹은 특정 작품을 마음속에 혹은 수첩에 몇 장을 적어두자. 10장 20장 이런 사진들은 오늘 촬영의 이정표 역할을 해줄 것이다. 

 

 

뜯어보기

예술은 예술가의 능동적인 행위의 결과물이다. 단순히 많은 양의 사진을 담아오고 만족해서는 안된다. 사진을 보다 능동적으로 비판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결과물을 보고 비평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가끔은 가까운 예술 전시관을 찾아서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가까운 도서관에 들려서 사진첩을 보는 것도 좋다. 만일 생업에 바빠서 그럴 시간이 없다면 주변 거리나 잡지 인터넷상에 산재되어 있는 광고 이미지를 연구해 보자. 그런 곳에서 접하는 이미지는 목적 없이 담은 장면이 단 한 장면도 없을 것이다. 목적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어떻게 담는 것이가를 생각하며 사진을 일상 속에서 틈틈이 해부해 보자. 

 

 

인물 사진에 있어서 카메라가 한 것은 전체 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좋은 사진은 마음과 정신, 그리고 영혼이 함께 노력한 결과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작가의 고집이 담겨있어야 한다. 작가가 다르면 같은 피사체를 두고도 확연히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수집하기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다면 출력물로 보관하는 것도 좋지만 핀터레스트 혹은 구글링을 통해서 그 작품들을 접근성 좋은 방법(예: 휴대폰, 개인 컴퓨터 등등)으로 오래오래 반복해서 살펴보는 것이 좋다.

 

또한 Behance와 같이 이미지를 제공하는 사이트에 가입하여 전문가들이 어떤 시선으로 특정 피사체와 분위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다. 그런 이미지들을 모방하고 고민해서 자신의 시선을 곁들여 사진을 담아보자. 표절이 아니라 편집의 과정이다.

 

 

마치며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인가에 대해서 명확한 정답을 내기는 어렵지만 그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혹은 기준을 가져보자. 이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고 끊임없이 학습하고 실행하기를 반복해 보자. 자신의 고집이 조금씩 견고해지고 건강해지는 힘든 과정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훌륭한 초상화는 훌륭한 노래와 같다. 계속 들을 수 있다. -플라톤 (pla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