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사람이 찍는 것이다

F 1.4 혹은 F 1.2와 같은 특정 렌즈 혹은 특정 카메라만 있으면 손쉽게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값 비싼 장비, 기술에 의존해 특정 기기가 가진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것은 사진을 담는 데 있어서 두말할 것 없이 좋은 무기가 될 수는 있지만 초보자든 노련한 전문가든 결국 자신만의 예술을 보여주고 시각적 목소리를 높이는 것의 가장 좋은 방법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진은 사람이 찍는 것이다. 

 

 

주암정 할아버지

 

 

1. 표준 렌즈 혹은 준망원 렌즈를 선택해 보자

 

사진은 단순히 시각적 기록이 아닌, 시간을 초월한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24mm-70mm 혹은 50mm~ 100mm 사이의 준망원 화각을 고려해 보자. 조리개 수치는 F 2.8이면 충분하다.( 그 이하 수치의 기기가 있으면 더 좋긴 하다.) 수동초점 모드로 천천히 마음을 비우고 인물을 담아보자. 자연광 조건에서 실내 혹은 야외 10분 남짓한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사진 열 장을 담아보자. 최소한 장비와 시간은 큰 연습이 될 수 있다. 

 

완벽한 사진을 담겠다는 생각보다는 진실된 사진을 담으려고 노력해 보자. 그럴듯한 가짜는 감동이 덜 하다. 

 

 

 

2. 모델은 지인에게 부탁하자

 

반드시 잘생기고 예쁜 사람이 모델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주변 지인들 중에 나름 멋지거나 매력적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선택해서 부탁해 보자. 물론 예쁘고 잘생기면 더 좋다. 10분 남짓 짧은 시간 동안 인물사진의 모델이 되어 줄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3. 주제에 맞는 장소를 정하자

 

모델이 주로 활동하는 직장 근처 혹은 거주지 주변은 인물의 연결성을 담을 수 있어서 좋다. 만약 모델이 부담스러워한다면 인근 공원이나 호수, 그리고 해변과 같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야외장소를 선택해 보자. 다만 장소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 부합하는 장소여야 한다는 것이다. 

 

 

4. 일찍 출근하기

 

촬영 일정이 잡히면 출사지에 가능한 한 일찍 가는 것이 좋다. 그날의 분위기와 특이점을 찾고 미리 머릿속에서 모델과 풍경을 함께 담아보자. 그리고 모델이 도착하면 시간을 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담아 악수를 하거나 웃음으로 맞이하자. 쓸데없는 농담은 삼가고 분위기를 유도하며 곧장 원하는 곳으로 모델을 데려가자. 그리고 진실한 사진을 찍는 것이 목적임을 밝히자. 

 

 

5. 칭찬으로 모델 응원하기

 

구도를 잡고 모델과 이야기를 나누자. 그리고 격려가 될 수 있는 말들을 하여 용기를 심어주자. 만약 모델이 포즈 잡는 것이 어색해하거나 힘들어한다면 직접 시연을 보이거나 팔, 다리의 구체적인 각도를 조절하여 원하는 포즈에 대해서 정확한 의사 전달이 되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모델이 편안하게 촬영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절대 잊지 말자. 

 

촬영이 종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와 함께 칭찬을 아끼지 말자. 다음에 또 볼 수도 있다. 

 

 

6. 사후평가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선택해 보자. 인화를 해도 좋고 카카오톡이나 이메일을 통해서 촬영 결과물을 모델이나 주변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그들의 감정과 의견을 들어보자. 그리고 짧은 시간에 그 사람 자체(화려한 포즈, 기교로 담은 것이 아닌)를 담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일러두자. 주변 지인들의 피드백은 그들의 관점을 알 수 있고 내가 모르던 또 다른 감정 혹은 영감을 받을 수 있다. 

 

 

마치며 

 

기술적인 면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감정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끝이 없는 연습과 학습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관람자와 깊은 감정적 연결을 형성하는 것, 이것이 사진촬영의 궁극적인 목표이며 모든 사진작가가 추구해야 할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