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제철음식:대하 알고 먹자

16세기 중국 명나라의 이시진은 그의 저서 ⌜본초강목(本草綱目)⌟을 통해 우리가 이 시기 특별히 조심해야 할 식재료를 다음과 같이 신신당부합니다. "혼자서 여행할 때는 새우를 먹지 말라". 총각들이 새우를 먹고 양기가 쓸데도 없이 충만해짐으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불미스러운 사고를 염려했던 까닭인데요. 과거에는 시어머니가 미운 며느리에게 아들(딸) 많이 낳으라며 새우알을 특별히 챙겨 주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9월이면 제철이라 살이 오르는 친구들 중에 하나인 새우,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대하'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대하와 흰다리새우 구분

 

대하의 습성

대하는 우리나라 서·남해에서 분포하며, 국내의 경우 80% 이상이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한 천수만에서 잡습니다. 이밖에 인천, 태안, 보령, 군산, 영광, 고흥, 여수 등지에서도 더러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해에 서식하는 대하의 경우 8∼10월까지는 연안 근처에서 서식하다가 수온 10℃ 이하로 내려가는 11∼12월경에는 먼바다로 나갑니다. 
 
물때에 영향을 많이 받는 대하는 조금이나 무시일 때는 어획량이 급감하고 조석 간만의 차가 큰 사리 때가 되면 어획량이 증가합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대하의 색은 진해지고 씨알도 굵어집니다. 수놈의 경우 노란빛을 띠고 암놈의 경우는 하얗고 수놈보다 좀 더 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하와  흰다리새우 구별하기

대하는 우리나라 토종 새우이며, 흰다리새우는 중남미에서 오는 양식 새우입니다. 대하는 흰다리새우 보다 2~3배 비싸기 때문에 구별해서 사는 것이 좋습니다.
 

대하와 흰다리새우 구별 방법

• 꼬리 색깔
  • 대하의 꼬리 끝은 녹색 빛
  • 흰다리새우의 꼬리 끝은 검붉은 색
• 수염과 더듬이 길이
  • 대하의 수염은 자기 몸길이에 2~3배 정도 길고, 더듬이도 수염으로 보일만큼 깁니다.
  • 흰다리새우의 수염은 자기 몸길이 정도이며 더듬이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 뿔과 다리
  • 대하의 뿔은 코끝보다 길고 다리는 붉은색을 띱니다.
  • 흰다리새우의 뿔은 코끝보다 짧고 다리는 흰색입니다.

 

구워 먹을 때는 꼬리 색깔로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수염과 뿔을 보고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눈 감고 먹으면 대부분의 경우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약간의 식감차이를 제외하고서는 구분 못합니다. 특별한 날이 아니시라면 인터넷에서 저렴한 상품으로 대하, 흰다리새우 구분 없이 구매하셔도 되겠습니다. 

 
그물로 잡은 대하의 경우 사람이 하나하나 손으로 빼줘야 한답니다. 그 과정에서 성질 급한 대하는 거의 죽어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가 시장에 가보면 스티로폼 박스에 얼음으로 덮어서 진열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반면에 흰 다리새우의 경우 양식장에서 수조차를 타고 편안하게 오기 때문에 횟집 수조에서 활기차게 헤엄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대하 구매요령 

싱싱한 대하는 몸통 부분의 껍질이 투명하면서 윤기가 나고, 껍질이 단단합니다. 반면에 신선도가 떨어지는 대하는 내장에 있던 소화효소들이 살을 녹이고 식감을 나쁘게 합니다. 그리고 둘 다 선도가 떨어지면 머리 부분을 포함하여 흐리면서 탁한 빛을 띠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현지에 가셔서 드실 때는 물때를 보고 가시는 것이 좋은데요. 물때가 조금일 때는 조금 잡히고 무시일 때는 새우도 무시한다고 합니다. 조차가 큰 사리(대조기)에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해, 월력으로 보면 삭(그믐, 음력 1일) 또는 망(보름, 음력 15일) 일 때 대하의 산지 가격이 가장 저렴합니다. 
 
이것도 부족하다 더 싸게 사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항구에서 배가 들어올 때를 기다리시고 직접 선장분과 거래를 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대하의 효능

일반 새우에 비해 살이 많고 맛이 좋아 다양한 요리에 활용됩니다. 특히 석쇠에 소금을 깔고 구워 먹는 소금구이는 대하가 제철인 가을철에 많이 드시는 별미입니다. 단백질을 비롯하여 키토산, 무기질 성분들이 고루 함유되어 있습니다.
 

1. 혈관 건강: 대하에 풍부한 오메가 3 성분이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을 원활하게 흐르게 도와줍니다. 또한 오메가 3은 혈관에 쌓여 있는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을 주어 동맥경화, 고혈압 등과 같은 혈관 질환들을 예방하는데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2. 뼈 건강: 풍부한 칼슘 성분이 뼈를 튼튼하게 해 주며, 골밀도를 강화하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친구입니다.
3. 노화 방지: 대하에 풍부한 아르기닌 성분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함으로써 노화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아르기닌 성분은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의 성장 발육에도 효과적입니다.
4. 뇌 건강: 대하에 함유된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리신 성분이 뇌의 상태를 안정시켜 주는 작용을 하고, 대하에 함유된 오메가 3 불포화 지방산 성분 역시 뇌세포 활성화와 뇌의 혈액 순환을 도와주어 뇌의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이롭습니다.
5. 면역력 강화: 강력한 항산화제로 알려진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는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대항하는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6. 간 기능 개선: 풍부한 타우린 성분이 간에 쌓여 있는 독소를 배출시키고, 간의 정상적인 기능을 개선하여 간 건강 증진에 효과적인 도움을 줍니다. 대하는 과음으로 인한 간 손상 회복과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줍니다.
7. 피부 미용: 대하에 함유된 다양한 비타민 및 무기질 성분들이 피부 속 노폐물 제거와 풍부한 영양 공급을 통해 건강하고 탄력 있는 피부 관리에도 좋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거의 불로초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새우는 퓨린 함량이 높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퓨린은 몸속에서 요산으로 변환되어 혈중 요산 수치가 증가하여 통풍 증상이 더욱더 악화될 수 있으니 통풍 환자분들께서는 소량만 섭취하시거나 드시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하는 양식이 안되는가?

극동아시아에 서식하는 토종대하의 경우 흰점 바이러스에 굉장히 취약하여 현재는 대하를 양식하는 어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반면에 우리가 대하와 혼동하여 가끔씩 속고 먹게 되는 흰다리새우의 경우 질병에도 강하고 성장도 빠른 튼튼한 친구라서 고향은 남미이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지에서도 양식으로 많이 생산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