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 북어, 코다리, 명태 : 이름은 알고 먹자

태어날 때는 한 몸인데 이름은 백가지도 아닌 천 가지가 넘는 생선이 있습니다. 바로 명태인데요. 설날, 추석 차례상에 단골 메뉴인 명태는 냉동, 건조 등의 생산 방식이나 잡는 시기와 방법에 따라 그때그때 이름이 달라집니다. 다소 억지 같은 이름이 많지만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눈 내린 황태덕장

명태의 다양한 이름

명태는 주로 산란기인 12~4월에 어획이 이뤄지며, 보통 주낙이나 그물을 이용하여 잡습니다. 또한, 명태는 냉동이나 건조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되어 말려서 맥주와 먹고 말려서 간장에 졸여 밥과 먹고 채를 뜯어서 참깨 소스에 찍어 먹는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식탁에 또 술상에 오르고 있습니다.

 

명태는 조선 초부터 함경도에서 잡히기 시작해 동해안에서는 배에 가득 채울수 있도록 많이 잡히기 시작하는데 그 당시에는 함경도 사람들만 즐겨먹던 것이 기근의 역사와 함께 조선 중기부터 임금님께 올리는 '진상품'으로 승격하게 되었고 그것이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전국 각지로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돈' 대신에 쓰이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명태는 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각 지역의 방언과 조리 방식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기 시작합니다.

 

명태는 중국 동북지방에서는'밍타이위', 러시아에서는 '민따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우리가 즐겨먹는 명란젓의 경우 일본에서는 '멘타이코'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어휘의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명태는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잡는 계절에 따라서 명태잡이를 일컫는 이름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겨울에는 동태바리, 봄에는 춘태 바리라 합니다. 월별로 잡히는 명태에도 각각의 이름을 붙여주는데요. 1월이라 일태, 2월이라 이태, 3월이라 삼태 등등 그냥 생각나는 대로 가져다 붙인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다음은 시기, 방법 등의 따른 다양한 명태의 이름을 정리해 봤습니다. 

 

 

가공상태에 따른 명태의 이름
가공상태	생물	생태	막 잡아 올리거나 얼리지 않은것
		생명태	날 명태
		선태	갓 잡힌 싱싱한 명태
	냉동 • 건조	동태	얼린 것
		태어	서유구가 쓴 명태어에서 축약
		간태	소금에 절인 것
		코다리	아가미, 내장을 제거하고 반건조 상태로 코를 꿴 것 북어 전단계 코를 꿰어 건조를 했다고 코다리
		북어	명태를 60일 정도 말린 것
		북고어	바짝 말린 명태
		건태	마른 것
		건명태	말린 명태
		짝태	배를 갈라서 소금에 절여서 넓적하게 말린 것
		황태	겨울철 찬바람에 얼고 녹기를 40일 이상 반복해 마른 것 말리면 속이 노랗게 되어 황태
		찐태	황태를 말릴 때 날씨가 따뜻해 물러진 것
		깡태	수분이 빠져 딱딱하게 마른 것
		더덕북어	최상품의 북어. 명태 보푸라기로 활용
		매가리	서울, 강원도에서 길이 25Cm내외의 생명태 또는 건명태
		바람태	추운 바람에 수분이 빨리 증발하여 뻣뻣하게 마른 명태
		무두태	머리를 잘라내고 몸통만 말린 것
	색깔	노랑태	노란색이 나는 것 (=황태)
		백태	갑자기 너무 추워져 하얗게 마른 것
		먹태	갑자기 따뜻해져 검게 마른 것(=흑태)
		묵태	먹태의 다른 이름
	파손	파태	흠집이 생기거나 일부가 잘려나간 것
		골태	눈, 비를 맞아 잘못 말려 속이 붉고 딱딱해진 것

 

 

성장 정도에 따른 명태 이름
성장 정도		노가리	명태의 치어(어린 명태)를 바짝 말린 것 20cm~25cm 사이즈
		앵노가리	명태의 치어 20cm 이내
		애태, 애기태	명태의 치어
		아익태	소형 명태
		소태	30cm 내외
		중태	40cm 내외
		대태	50cm 내외
		왕태	큰 명태
		왜태	성체지만 크기가 작은 명태
		아기태	어린 명태

 

 

잡는 방법에 따른 명태 이름
잡는 방법		망태	자망이나 수조망 그물로 잡은 명태
		그물태	유자망 그물로 잡은 것
		낚시태	낚시로 잡은 것 망태보다 비쌈
		조태	주낙으로 잡은 것
		분태	날씨가 나빠 그물을 못 건져 핏기가 없이 하얗게 변한 명태

 

 

 

잡은 지역에 따른 명태 이름
잡은 지역		진태	동해안에서 잡은 것 원양산과 동해산을 구분하기 위해 지어진 이름
		강태	강원도에서 잡은 것
		간태	강원도 간성 앞바다에서 잡은 것
		북태	일본 북해도에서 수입하여 말린 것
		원양태	원양어선이 큰 바다에서 그물로 잡은 것
		지방태	근해에서 잡은 것

 

 

잡은 시기에 따른 명태 이름
잡은 시기		춘태	3월~4월 봄에 잡은 것
		동태	겨울에 잡은 것
		사태	음력 4월에 잡은 것
		오태	음력 5월에 잡은 것
		은어받이(바지)	음력 10월 은어 혹은 도루묵을 잡아먹으려고 몰려오는 명태 때
		동지받이(바지)	동지를 전후하여 몰려오는 명태 때. 알 밴 명태
		섣달받이(바지)	음력 12월 초순부터 몰려오는 명태 때
		추태	가을에 잡은 것
		난태	산란 전에 알을 밴 상태에서 잡힌 명태
		막물태	끝물(명태가 우리나라 근해를 떠나 북쪽으로 올라갈 무렵)에 잡은 것

 

 

그밖의 이름
기타		꺽태	산란 직후 뼈만 남은 것
		금태	명태가 귀해 금처럼 비싸다는 의미의 이름
		산태	잡은 양이 산처럼 크고 많이 잡혀서
		금태	어획량이 줄어서 가격이 금처럼 비싸다고 해서
		관태	한 두름(북어 20마)를 싸리대로 꿰어 한 쾌를 만든 북어
		짝태	30쾌(600마리)를 한 짝으로 묶은 상태의 북어
		무두패	머리를 잘라내고 몸통만 걸어 건조시킨 것
		명태채	명태 살을 채처럼 떼어 낸 것

 

국내산 명태는 다 어디로 갔나?

 

명태는 대구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북태평양 해역에 주로 분포하며, 특히 북서부 베링해에서 많이 잡힙니다. 명태는 국내에서도 산처럼 많이 잡힌다고 '산태'라 부를 만큼 흔한 생선이었으나, 국내산 명태의 어획량은 1970년대부터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특히 2008년에는 조업량이 0t에 이르렀습니다.

 

 

희귀해진 명태 아예 못잡는다…정부, 연중 포획금지

 

동해안 바닷물 온도(표층 수온)가 1.43℃로 상승하여 명태 어군이 북쪽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해수면 온도의 상승은 명태에게 또 한번 영향을 주게 되는데요. 대부분 어류는 수온이 상승할수록 수컷이 태어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다시 말해 알을 낳을 암컷 명태가 줄어들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명태의 새끼인 노가리를 어민들이 무분별하게 잡으들이다 보니 오늘날 동해안에서 명태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바다에서는 2010년 이후 공식 집계가 안 될 정도로 씨가 말랐고 더 이상 명태가 잡히지 않아서 수입산 명태의 100% 의존하고 있습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명태 대부분이 러시아산 동태와 일본산 생태가 유통되는 실정입니다. 

 

해양 수산부는 동해안 명태 어종을 복원하기 위해 2015년에는 인공수정으로 얻은 명태 치어 15,000마리를 방류하고 2017년에는 15만 마리, 2018년에는 과감하게 1백만 마리를 방류합니다. 현재도 꾸준히 매년 20만 마리 이상 방류하면서 그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명태양식에도 세계 최초로 성공하게 되는데요. 문제는 명태가 워낙에 차가운 물을 좋아하다보니 양식을 하려면 전기세가 감당이 안된답니다. 그런 이유로 현재 한국에서 유통되는 명태는 수입산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습니다. 

 

 

명태의 이름의 기원과 속담

명태의 이름의 기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이유권의 <임하필기>에 조선시대 함경북도 명천에서 태씨성을 가진 어부가 물고기를 잡아 관찰사에게 내놓았는데, 그 물고기의 이름을 몰라 명천의 <명> 자와 태 씨의 성 <태>를 합쳐서 "명태"라고 지어주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 밖에도 명태의 이름에는 여러 전설이 있습니다. 한 전설에 따르면, "고기를 먹어서 안 되는 무명어의 고기"라는 문장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민간신앙 때문에 이 생선을 피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함경도에서 "명태"라는 이름이 주어진 후로 널리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명태의 간 기름을 등불에 사용하여 "빛을 가져다주는 생선"이라는 뜻에서 "명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또한 함경도 삼부갑산의 눈이 멀었던 농부들이 명태의 간을 먹고 시력을 회복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명태와 관련된 속담 중에는 다소 기분이 좋지 못한 '명태 만진 손 씻은 물로 사흘을 국 끓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속담은 명태의 향이 강하고 국물을 우려내기에 알맞은 생선임을 나타내며, 한 번 무언가를 경험하면 그 향기나 느낌이 오래도록 남아있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